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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시칠리아 & 몰타

시칠리아 미술관의(S10) 건축과 예술 가이드

by 드림더드림 2025.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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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로맨틱 시간여행 시칠리아 몰타"의 저자가 직접 책 내용을

기준으로 시칠리아와 섬나라 몰타의 주요 관광지에서 저자가 경험한

여행정보를 아날로그 식으로 풀어, 담아낸 여행 정보 콘텐츠이다.

저자의 저서

 

시칠리아 미술관, 팔레르모 대성당 루프탑 가이드

팔레르모 대성당의 루프탑에 오르면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지붕과

돔의 색채다. 적갈색 기와와 황갈색 벽면은 세월의 무게를 머금은 듯

고풍스러운 인상을 주며, 황록색 물결무늬로 장식된 돔은 하늘과

도시를 잇는 매개체처럼 보인다. 이 색채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팔레르모의 기후, 문화적 교차점, 예술적 감각이 결합된 상징적

표현이다. 전망대에 서서 바라보면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 붉은

지붕, 멀리 푸른 지중해가 함께 어우러져 팔레르모 특유의

역동적이고도 평온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오후 햇살이 비출 때

성당 외벽은 황금빛으로 빛나고,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처럼 변모한다.

삼랑식 구조 성당 내부

성당 내부의 삼랑식 구조와 빛의 미학
대성당의 내부는 전형적인 삼랑식 구조로, 중앙 회랑과 좌우 회랑이

아치로 구분되어 공간에 장엄함을 더한다. 중앙 돔 아래 펼쳐진

프레스코화는 신성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반면, 벽면은 베이지색과

기하학적 문양으로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화려함과

소박함이 균형을 이루며, 성당이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신앙과 미학을 결합한 공간임을 느끼게 한다.

중앙의 돔

돔과 채광 장치의 건축적 해법
좌우 회랑의 천장에는 작은 돔이 반복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이 돔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은 실내를 은은하게 밝히며 신성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외부에서 보았던 노란색과 초록색 기와 무늬가 내부의

돔을 구성한다는 사실은 내부에 들어와서야 확연히 드러난다.

큰 돔 위에 또 다른 작은 돔을 얹고 유리 원통으로 연결한 구조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채광과 환기를 위한 기능적 장치였다. 수세기

전 장인들이 고안한 이 건축적 해법은 예술성과 과학적 지혜가

결합된 팔레르모 건축 전통의 정수를 보여준다.

 

시칠리아 주립 미술관 전시 작품 소개

작품명 내용/특징
죽음의 승리 (Trionfo della Morte) 15세기 중엽의 프레스코화. 해골 기사가 말을 타고 등장해 귀족·서민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죽음이 닥친다는 사실을 강렬하게 표현. 전쟁 피해와 파편화된 모습이 오히려 주제와 어울려 충격적인 인상을 줌.
안토넬로 다 메시나, 수태고지 (Annunziata) 시칠리아 출신 르네상스 거장 안토넬로의 대표작. 천사 없이 성모만을 단독으로 묘사한 독창적 구도. 성모의 담담한 표정과 손짓이 깊은 감정을 전달하며, 르네상스 회화의 단순함과 내적 긴장감을 보여줌.
최후의 만찬 (두 가지 버전) 서로 다른 화풍으로 제작된 ‘최후의 만찬’. 한 작품은 구도와 색채가 단순하고 엄숙하며, 다른 작품은 역동적이고 극적인 표현을 통해 감정의 격랑을 드러냄. 같은 주제가 시대와 화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됨을 보여줌.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유디트가 장군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성서 장면을 묘사. 유디트의 정면을 향한 시선이 강렬하며, 종교적 주제와 여성의 용기를 상징. 감정적 긴장과 극적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
프란체스코 라우라나, 비앙카 디 나바라 흉상 15세기 조각가 라우라나의 대리석 흉상. 나바라 출신 시칠리아 왕비를 이상화된 아름다움으로 표현. 단정한 얼굴과 매끄러운 선이 르네상스적 이상미를 보여줌.
안토넬로 다 메시나, 성모자 ‘수태고지’ 외에도 전시된 안토넬로의 성모자 작품. 성모와 아기의 친밀한 교감을 표현하면서도 절제된 배경과 색채로 성스러움과 인간적 따뜻함을 동시에 전달.
고딕 제단화 (다수) 팔레르모와 시칠리아 각지 교회에서 옮겨온 고딕 양식 제단화. 금박 배경, 장식적 패턴, 정면성 강한 성인의 모습이 특징. 중세 후기 시칠리아 종교 미술의 흐름을 잘 보여줌.
성모와 아기, 성인들의 제단화 (바르톨로메오 비바리니) 베네치아 출신 화가 비바리니의 작품. 성모를 중심에 두고 성인들이 대칭적으로 배치된 전형적 제단화. 화려한 색감과 장식적 구성이 특징으로, 시칠리아에 전해진 베네치아 화풍을 드러냄.
나폴리파 조각상 및 목조 성상 시칠리아와 나폴리 교류를 보여주는 목조 조각. 성인·성모 성상이 다수 전시되어 있으며, 화려한 채색과 세밀한 표정 묘사가 특징. 민중 신앙의 친밀한 대상이었음을 보여줌.

시칠리아 주립 미술관에서 만난 르네상스
성당을 관람한 후, 필자는 동행과 시간을 나누어 시내의 시칠리아

주립 미술관(Galleria Regionale della Sicilia)을 방문했다.

이곳은 아바텔리스 궁전(Palazzo Abatellis)을 개조한 미술관으로,

15세기 고딕 양식의 궁전 건축미와 함께 2차 세계대전 폭격의 흔적과

복원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아치형 회랑과 중정, 고풍스러운

외관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다가온다.

삼랑식 구조 성당 내부

첫 번째로 마주한 작품은 ‘죽음의 승리(Triumph of Death)’였다.

거대한 프레스코가 전쟁으로 파손되어 네 조각으로 나뉜 채

보관되었다가 복원된 이 작품은, 파편화된 흔적이 오히려 주제와

맞물려 죽음의 불가피함을 더욱 극적으로 전달한다. 역동적으로

말을 타고 달려오는 해골의 모습은 보는 이를 압도하며, 작품 속

인물들의 다양한 표정은 삶과 죽음, 공포와 무력감을 동시에 드러낸다.

피카소의 ‘게르니카’ 속 말머리 형상이 이 작품과 닮아 있어 예술의

계승과 변형, 모방과 창조의 경계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안토넬로 다 메시나(Antonello da Messina)의 ‘수태고지’(Annunziata)

이어 감상한 안토넬로 다 메시나(Antonello da Messina)의

‘수태고지(Annunziata)’는 르네상스 회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다른 수태고지 작품들과 달리 천사나 성령의 상징이 등장하지 않고,

화면 중앙의 여성은 단정한 표정으로 관람자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단순해 보이지만 담담한 시선과 절제된 손동작은 깊은 감정을

자아내며, 시간이 지날수록 잔잔하면서도 강한 울림을 남긴다.

이는 흔히 모나리자를 처음 마주했을 때 느끼는 묘한

감정과도 닮아 있다.

최후의만찬 2

전시된 다채로운 걸작들
미술관에는 이 외에도 두 가지 화풍으로 표현된 ‘최후의 만찬’, 그리고

유디트가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장면을 담은 강렬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유디트가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장면

특히 유디트의 시선은 정면을 향하며 관람자에게

직접 말을 거는 듯한 위협적 에너지를 전달한다. 이 작품은 예술적

완성도와 강렬한 메시지 덕분에 오랫동안 잔상이 남는다. 더불어

고딕과 르네상스, 바로크 시기의 종교화와 조각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어 시칠리아가 서유럽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체감하게

한다. 미술관에는 중세 성상화, 금박 장식, 목조 조각 등도 풍부하게

소장되어 있어 종교 예술의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조용한

관람 환경 속에서 작품과 오래 대화할 수 있는 점 또한 큰 장점이다.

팔레르모 카페

팔레르모의 일상으로 이어진 산책
관람을 마친 후 필자는 약속 장소인 콰트로 칸티(Quattro Canti)에서

아내와 다시 합류했다. 이곳은 팔레르모 구시가의 중심 교차로로,

바로크 양식 분수와 건물들이 사방을 둘러싸 장관을 이룬다. 우리는

번화가와 좁은 골목을 함께 걸으며 팔레르모의 일상 속으로 들어갔다.

베란다에 걸린 세탁물, 창가의 작은 꽃 화분, 인형으로 장식된 가정집

발코니, 길가에서 반려견과 낮잠을 즐기는 주민의 모습까지. 꾸밈없는

생활의 풍경이 오히려 여행자에게 더 큰 울림을 주었다. 주말 오후의

상점들이 문을 닫고 거리가 조용해지자, 하루 종일 이어진 2만 보의

발걸음도 고요 속에 정리되는 듯했다.

강아지와 함께 노숙자

팔레르모 여행의 의미
이 하루는 팔레르모 대성당의 루프탑에서 시작해, 성당 내부의 신성한

공간, 시칠리아 주립 미술관의 예술적 울림, 그리고 구시가지의 소박한

일상으로 이어졌다. 역사와 현재, 예술과 삶, 화려함과 단순함이 공존하는

팔레르모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다층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건축적

장엄함, 미술 작품의 사색, 그리고 일상의 평온함이 어우러진 이 도시에서

여행자는 비로소 ‘여행의 본질’에 닿는다. 팔레르모의 색채와 시간을

온전히 느낀 하루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마음속 깊은 울림으로 남는다.

팔레르모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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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르모 대성당 완전 정복 가이드: 내부와 루프탑 전망(S9)

팔레르모 대성당의 외관과 광장 조각상팔레르모 대성당(Cattedrale di Palermo)은 구시가 중심부에 위치한 대형 성당으로,규모 면에서 다른 유럽 대성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외관은 로마네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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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르모 여행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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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르모 마지막 날의 여운과 여행지 마무리 하는 법(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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