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야마, 사쿠라지마로 향한 여정(J2-4)

가고시마 자유여행 가이드

가고시마시는 한마디로 사쓰마 번의 중심지 →

메이지 유신의 발상지 → 오늘날 관광과 산업 도시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을 보여준다. 

항구를 통해 외부 문물을 수용하면서 일본 근대사에 깊이 관여했고,

현재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풍부한 온천,

활화산 사쿠라지마 덕분에 한국인 여행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관광지다.

도시 곳곳에는 메이지 유신과 정한론의 흔적이

남아 있어 역사적 탐방지로도 가치가 높다.

사쿠라지마에 바라본 가고시마

사쓰마와 메이지 유신의 발상지
가고시마는 메이지 유신의 중심지였다.

유신을 이끈 많은 지도자가 이 지역 출신이며,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사이고 다카모리다.

그는 일본에서 영웅으로 추앙받지만 한국인에게는

악인으로 평가를 받는다.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려 했던 정한론의

중심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가고시마를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현장으로 만든다.

가고시마시는 규슈 최남단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예로부터 사쓰마(薩摩) 번의 중심지였다.

사쓰마는 일본 내에서도 독자적인 세력 기반을 유지하며

막부와 대립하거나 교류했던 강력한 지역 세력이었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출병했던 시마즈 요시히로가

바로 이 지역 영주였다.

에도 시대에도 사쓰마는 독립성이 강했고, 류큐 왕국

(현재의 오키나와)을 지배하여 중국과의 교역로를 유지했다.

이러한 국제적 경험은 훗날 메이지 유신을 이끌

인재들을 길러내는 토대가 되었다.

사이고 다카모리, 오쿠보 도시미치 등 메이지

유신의 주역들이 모두 가고시마 출신이었다.

따라서 가고시마는 일본 근대화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메이지 유신과 가고시마의 역할
19세기 후반, 일본은 서양 열강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메이지 유신을 단행했다.

이때 가고시마 출신 인물들이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사이고 다카모리는 정한론을 주장하며 조선 침략을 주장했고,

오쿠보 도시미치는 내정 개혁을 주도했다.

두 인물은 같은 지역 출신이지만 결국 대립했고,

사이고는 세이난 전쟁에서 패배해 시로야마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런 역사 때문에 가고시마는 ‘근대 일본의 발상지’로 불리지만,

동시에 한국인에게는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현재의 가고시마시
오늘날 가고시마는 인구 약 60만 명 규모의 현대 도시로,

규슈 남부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항만과 철도, 항공편이 발달해 있고, 남쪽의 사쿠라지마

화산을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이 핵심이다.

도심은 현대적 건물과 전통적 흔적이 공존하며, 온천,

음식, 쇼핑, 역사 탐방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사쿠라지마 항구

가고시마의 주요 역사 관광지

사이고 다카모리 동상:시로야마 공원 입구에

세워진 동상으로, 일본인에게는 영웅,

 동상 앞에는 그의 생애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시로야마 공원과 전망대:세이난 전쟁에서 사이고가

최후를 맞은 장소다.

현재는 시민 공원과 전망대로 꾸며져 가고시마 시내와

사쿠라지마를 조망할 수 있다.

메이지 유신 관련 박물관(가고시마 역사자료관):메이지 유신의

전개 과정과 가고시마 출신 인물들의 활동을 전시한다.

일본 근대화와 아시아 침략의 출발점을 이해할 수 있는 장소다.

센간엔 정원(仙巌園):사쓰마 번 영주 시마즈 가문의 별장과 정원으로,

바다와 사쿠라지마를 배경으로 한 풍경이 뛰어나다.

건물 내부에는 시마즈 가문의 생활과 국제 교류

흔적이 남아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테루쿠니 신사:시마즈 가문의 영주였던 시마즈

나리아키라를 모신 신사로, 가고시마 번의 역사와 깊이 연결된다.

사쿠라지마 분화구(흰색의 구름은 분화구에서 나오는 증기임)

시로야마 공원과 전망대

한국을 정벌하자고 강하게 밀어 붙인 사이고 다카모리가

자결한 장소인 시로야마는

가고시마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어 서울의

남산과 비슷한 입지를 지닌다.

현재는 시로야마 공원으로 조성되어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관광지가 되었고,

정상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가고시마

시내 전경과 바다 건너편의 사쿠라지마가 한눈에 들어온다.

공원 내에는 사이고 다카모리의 동상과 전투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있어 역사적 배경을 함께 이해할 수 있다.

 

사이고 다카모리와 정한론의 그림자
사이고 다카모리는 조선에 특사로 파견되어 일부러

무례한 행동을 하며 조선과의 충돌을 유도하려 했다.

그의 목적은 자신이 살해당해 일본 정부가

침략 명분을 얻도록 하는 것이었다.

비록 당시 정부가 그의 의견을 바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훗날 조선 침략은 현실이 되었다.

사이고는 이후 정부와 대립하며 구마모토성을

공격했지만 실패했고, 세이난 전쟁 패배 후 시로야마에서

할복하며 생을 마쳤다. 이런 방법은 미국이 멕시코 간의 전쟁,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의

전쟁에서 그예를 찾아 볼 수 있다.

즉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할 때 사용하는 오래된 침략 전술이다.

구마모토성

구마모토성과 조선인 강제노역의 역사
사이고가 무릎을 꿇은 구마모토성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온 조선인들이 강제 노역으로 축조한 성이다.

1607년부터 수천 명이 동원되어 성벽을 쌓았고,

일본 내에서도 가혹한 대우를 받았다.

구마모토성은 은행나무와 다수의 우물 덕분에 장기간

포위에도 견뎌냈으며,

그 결과 세이난 전쟁에서 사이고의 패인이 되었다.

조선인 노역자들의 땀과 피로 세워진 성이

일본 영웅의 마지막 좌절지였다는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로 남아 있다.

시로야마 공원

사쿠라지마의 압도적인 풍경

가고시마의 상징인 사쿠라지마는 여전히 활동하는 활화산이다.

멀리서 보면 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육지와 연결되어

있어 육로와 페리 모두 접근이 가능하다.

가고시마 시내에서 페리를 타면 약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어 여행자에게 편리하다.

사쿠라지마에는 여러 전망대가 있는데,

특히 유노히라 전망대가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분화구에서 솟아오르는 연기와

주변 지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분화 활동이 활발한 날에는 대기 중에 화산재가 퍼지기도

하므로 방문 전 기상청 공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도심 어디에서나 그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고,

분화 시에는 화산재가 도시를 덮기도 한다.

이처럼 가고시마 사람들에게 사쿠라지마는

두려움과 동시에 정체성의 상징이다.

전망대

족욕 체험과 아리무라 용암 전망대
사쿠라지마 방문자 센터에는 온천 지열을 활용한 무료 족욕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여행자들에게 인기다.

화산을 배경으로 따뜻한 족욕을 즐기면 이동의 피로가 풀린다.

센터를 둘러본 뒤 들른 아리무라 용암 전망대에서는

과거 용암이 흘러내려 굳은 암석 지형을 관찰할 수 있다.

기묘한 형태의 용암 지대는 자연이 빚어낸

조형물처럼 인상적이다.

전망대에는 쉼터도 마련되어 있어 직접 준비한

도시락을 먹으며 여유를 즐기기 좋다.

 

다양한 여행 방식과 여행자의 태도
사쿠라지마에서는 대중교통으로만 이동하는

한국인 여행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일본의 운전 규칙과 교통 체계에 익숙하지 않아

렌터카를 선택하지 않았지만,

버스와 도보를 활용하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여행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는 여행 방식이 다르더라도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여정을 충실히 즐기는 태도임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가고시마 여행의 의미
가고시마는 화산과 온천, 해안 경관이 어우러진 관광지이자,

일본 근대사의 중요한 무대다.

사이고 다카모리와 정한론의 흔적, 조선인 노역자의 아픔,

그리고 지금도 살아 있는 활화산 사쿠라지마는 이 도시를

단순한 휴양지가 아닌 역사와 성찰의 공간으로 만든다.

여행자는 이곳에서 사쿠라지마에서 자연의 웅장함과

더불어 메이지 유신, 사이고 다카모리 등

역사적 무게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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